<집어드는 순간 우리의 손을 태우는 그 무엇이다.>
이은정 개인전
현대미술회관
레지던시 테이블룸 결과보고전
2021. 5. 26 thu - 6. 6 sun
관람 가능시간 : 매주 목, 금, 토, 일 11am-6pm
* 별도의 오프닝은 없음

사회란 W.H.오든의 시구처럼 ‘결코 멈추거나 죽지 않는 위험한 조류•••집어 드는 순간 우리의 손을 태우는 그 무엇이다.

나는 잔잔한 호수처럼 정적인 사회의 형식적 구조를 치열한 에너지의 결과물이라 여긴다. 정체된 이미지를 만든 이 에너지들은 노력의 대상 즉 목표에 중심점을 두고 있다. 언제나 대안적 목표와 수단은 존재하는데 중심점은 ‘목표’에 있으므로 에너지를 이해할 때 자유의지, 동기, 주의를 기울이는 기간, 열망의 정도 같은 심리적 요인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에너지들은 흐르고자 하는 곳으로 따르고자 하는 곳으로 따라간다.

이전의 작품들은 에너지가 흐르고 그 이동을 표현하고자 했다면 이번 전시에 보이는 작품은 목표에 도달함과 동시에 상실한 것으로 목표에 도달한 에너지들의 움직임을 나타낸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동시에 발생하지만, 그것들 사이에 있는 *공백의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

목표의 도달과 동시에 상실을 수반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우리의 삶에도 자주 목격된다. 지금의 나도 곧 도래할 순간이다. 그것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엉김의 배열에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것, 중심점이 없는 것, 모든 것이 혼종된 상태다. 사회는 멈추거나 죽지 않는 구도라는 앞서 기록했던 오든의 시구처럼 ‘중심점을 찾는 순간 방향성을 가지고 우리의 손을 태울 것’을 찾고 있을 뿐이다.
무질서한 시간이 결코 무의미하거나 소비적인 시간이 아님을 확인하고 싶었다. 충만한 에너지로 시류를 만들거나 좇기 위한 채비가 *공백의 단계가 아닐까 한다. 즉 무한한 가능성의 단계이므로 이 작업 노트를 읽는 누군가 이 단계에 있다 느낀다면 조급함과 두려움 대신 이미 충만한 에너지를 가지고 이리저리 유영하고 있음을 전하고 싶다.

*특별한 활동이나 업적이 없이 비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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